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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소식

북녘 | [연재3]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소폰 웅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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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7-27 09:0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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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3]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소폰 웅카라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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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창작된 전인광 북녘 작가의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이 지금 북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설은 타이의 어느 한 산간벽촌에서 일어난 두 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을 파해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서두에 이렇게 씌여져 있다.

《나는 죽더라도 증명할것입니다. 력사가 증명하고 내가 증명합니다. 이 력사를 지워버려서는 안됩니다.》 - 한 조선녀성의 증언중에서 -

 

<조선의 오늘>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4. 15문학창작단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관록있는 작가들이 《하나의 조일관계력사론문》《바늘끝도 안들어가게 구성이 째인 작품》《이렇게도 쓸수 있겠구나 하는 창작적묘리를 깨우쳐준 소설》이라고 평가하는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작가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불같은 열정과 높은 창작적기량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네덩이의 얼음>을 연재한다.






(제 3 회)

제 1 장


2. 소폰 웅카라

 

사건이 터진 그날 방코크경찰국의 소폰 웅카라수사부장은 어쩌다 집에 들어와 새벽까지 굳잠에 들어있었다. 비몽사몽 꿈속을 헤매던중 귀따갑게 울리는 전화종소리에 눈을 떴다.

《…》

잠시 멍한 눈으로 머리맡의 전화기를 바라보았으나 아무 소음도 없다.

돌발적인 사건이 하도 시도 때도 없이 제기되는 직무다보니 이제는 아무리 깊은 잠에 들었다가도 두세시간 지나면 본능적으로 잠을 깨군 한다.

먄마와 린접한 국경에서 검거한 아편밀수단에 대한 수사는 두달이 걸려서야 이제 겨우 결속단계에 들어갔다.

그동안 꼬박 취조와 예심으로 어느 하루 제대로 잠 한번 자보지 못한 그였다.

잠들어 두세시간후면 반드시 깨였다 다시 잠들군 하는것이 버릇돼버린 수사경찰생활.

(고약한 직업리듬이지.)

또 그 불면증증세라고 생각하며 다시 눈을 감는데 아롱아롱 전화통이 바쁜 소리를 지른다.

손을 뻗쳐 전화기를 드니 《부장님!》하고 소리를 지르는것은 당직경관이였다.

《무슨 일인가?》

신경질적으로 묻자 당직경관은 사나운 그 목소리에 찔리기라도 한듯 떠듬거렸다.

《부, 부장님! 방금 치엥마이경찰의 보고입니다. 간밤에 두명의 일본인관광객이 살해당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답니다.》

웅카라는 흐리터분하던 정신이 얼음이 훑고 지나간듯 순간에 말짱해졌다.

《뭐, 일본인이? 어디야? 사건이 발생한데가?》

《치엥마이 북쪽 매홍쏜에서 수십키로 떨어진 라후족이 사는… 칸쿤이라는 산간마을입니다.》

《뭐?!》

웅카라의 머리속에서는 순간에 사건의 륜곽과 의미를 꿰뚫으려는 추리가 종횡무진했다.

북부산간지대인 치엥마이일대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지금같은 건조기때에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곳이였다.

국가수입의 적지않은 원천이 관광수입이여서 정부는 관광객들의 안전에 각별한 대책을 세우고있었다.

때문에 사고나 급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있었어도 최근에 들어와 살인사건은 처음이다.

왜 하필 일본인이, 그것도 하루밤사이에 둘씩이나? …

《부장님! 부장님!》

웅카라가 아무 반응이 없으니 당직경관은 전화통에 대고 거듭 소리지른다.

《살해된 일본인들의 신원은 알아봤는가?》

《아직 거기까지는…》

《음, 사건발생시점과 현장발견시간, 목격자, 피해자의 신원을 가능한껏 종합해 급히 작전부에 보고해. 그리고 수사 2과장을 찾아 과전체를 긴급소집시켜놔! 알겠는가?》

《알았습니다, 부장님!》

당직과의 전화를 끊은 웅카라는 곧바로 치엥마이경찰서장을 찾았다.

《날세. 방금 우리 당직의 보고를 받았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경찰학교동창인 치엥마이서장 역시 사건전화를 받고 관사에서 현장으로 떠나던중이라며 개탄부터 했다.

《이거, 무슨 액운이 겹쳤는지. 내 관하에서 악성사건이 꼬리를 무니 힘들어 해먹겠나?》

한참 푸념을 늘어놓더니 간단한 경과를 이야기했다.

《칸쿤마을에서 목매달려 죽은 사람은 려권에 일본 노자끼상사 상무취체역으로 이름은 아지자와 긴노스께, 금년에 82살, 그리고 사원에서 칼에 찔려죽은 녀자는 서른이 넘은 젊은 녀자인데 신원을 알만 한 어떤 증명서도 없다는거야. 그런데 경찰이 녀자의 동행인으로 자처하는 세 일본사나이를 붙잡았다는구만. 그 녀자의 경호원들 같다고 해.》

《그럼 사건현장을 그자들이 먼저 발견했단 말인가?》

《아니, 먼저 본건 도보려행안내원으로 나갔던 마을청년이라는군. 새벽에 고장난 오토바이를 끌고 들어오다가 문이 열린 불교사원안에 녀자가 쓰러져있는걸 발견했다는거야. 그래 급히 경찰지서에 련락했는데 그때 그 세 사나이가 차를 타고 도착해서 그 녀자를 치엥마이병원으로 부랴부랴 실어갔다는거야. 하지만 그땐 이미 숨이 진 뒤라더군.》

《그자들을 붙잡아뒀겠지?》

《그야 물론, 그 자식들의 말이 녀자가 그 죽은 로인의 외손녀라는거네.》

《알았네. 우리가 갈 때까지 현장을 철저히 보존해달라구.》

그가 급히 옷을 주어입자 잠자리의 아늑한 분위기에서 깨지 못한 처가 《아니 또 어딜?》하고 묻는다.

오랜 병으로 골골하던 전처를 사별하고 작년에 새로 맞은 젊은 안해는 늘 사건에 몰려 긴 장마에 볕쪼이듯 집으로 들어오는 남편에게 벌써 진저리가 나있었다.

《국장이 골프장에서 찾는구만. 사건마감이니 그동안의 객고를 풀자는건지…》

웅카라는 좋은 말로 안해의 토라진 기분을 눅잦혔다.

《흥, 신새벽에 골프같은 소릴… 아, 됐어요.》

어루만지는 손을 밀어던지고 돌아누우며 토달거리는 젊은 처의 흘러내린듯 한 어깨선이 아쉽게 눈을 자극한다.

(할수 없지. 일은 일이니까.)

남자가 어떤 정황에서도 녀자에게 늘 살뜰해질수 있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은것은 생활에서 그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있기때문이라는 신조를 늘 새기며 사는 웅카라였다.

키가 보통이고 다부진 체구의 웅카라는 빠른 걸음으로 현관을 나섰다.

차고에서 급히 발동을 걸어 차를 꺼냈다.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서던 웅카라는 아까 당직의 보고에서 들은 어떤 말마디가 자기의 의식을 자극하고있다는것을 느꼈다.

차창밖을 지그시 노려보는 웅카라의 작은 매눈이 예리하게 번뜩였다.

(어떤 지명이였는데…)

네거리를 지나 차를 달리던 웅카라는 머리속에 방전이 일듯 불꽃이 번쩍하는것을 느꼈다.

(아, 칸쿤! 그 칸쿤이란 지명을 누구에게서 들었는데… 그게 누구였더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종시 떠오르지 않는다.

방코크시내는 잠이 깨기 전의 고요에 잠겨있었다.

밤새 가시지 않은 열파로 인한 신기루때문인지 길옆의 건물들이 안개속에 흐르는듯 흔들려보인다.

생활전선에 나선 시민들이 벌써 부산하게 쏟아져나와 과일과 남새를 실은 오토바이들이 줄달음치고 길옆의 즐비한 이동매대들에선 지지고 볶는 냄새와 연기가 자욱하다.

발굽까지 치렁치렁한 오렌지빛가사를 입고 공양바리를 가슴에 안은 승려들이 맨발로 땅을 밟으며 탁발하러 가는 모습이 이따금 눈에 띄운다.

급하게 차를 몰아 경찰국청사안으로 들어가던 웅카라는 현관앞에 두대의 낯선 고급승용차가 서있는것을 보았다.

차의 앞머리에 일장기가 꽂혀있다.

《아니, 저자들이 벌써?!》

웅카라는 새삼 놀랐다.

아무리 자기 사람들 문제이고 그 경호원들을 통해 통보를 받았다 해도 일본대사관원들이 저처럼 경찰을 앞질러 불만난 서우들처럼 덤비는게 례사롭지 않았다.

웅카라가 1층 휴계실옆의 응접실로 들어가니 면목이나 있는 일본대사관의 참사와 다른 두명의 일본인이 경찰국 수사국장과 함께 앉아있었다.

《아, 마침 오는군.》하며 수사국장이 일본인들에게 웅카라를 소개했다.

《웅카라수사부장입니다.》

《잘 도와주십시오.》

중키에 머리를 량쪽으로 갈라넘긴 갱핏한 얼굴의 참사가 타이말로 당부하며 웅카라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책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앉았다.

참사가 사건해결의 압박감때문인지 침울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피해자들과 함께 있던 우리 일본사람들을 통해 우린 사건발생후 인차 대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신네 외무성에도 알리고 그사이 우리 일본정부와도 련락이 있었습니다.》

참사는 잠시 표정이 컴컴해서 앉아있다가 수사국장과 웅카라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우린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몇가지 요구사항때문에 급하게 왔습니다.

방금 말씀드렸지만 우선 귀측에 부탁하고싶은것은 이 사건이 일체 보도되지 않도록 언론통제대책을 세워달라는것입니다. 사실여부를 당신들과 함께 재확인한 다음 결론할 문제지만 살해된분들이 현재 우리가 보고받은 그런 신원의분들이라면 우리 일본으로선 나라의 체면과 관련되는 중대사건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점만은 반드시 들어주셔야겠습니다.

둘째로는 사건혐의자의 체포를 비롯해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바입니다.

우리가 보건대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사건배후에 있는자들이 국가간 마찰도 포함한 심각한 정치적문제를 목표로 이 사건을 음모했다고 봅니다.》

웅카라는 이마살을 찌프렸다.

일본인들의 요구와 말투가 어딘가 도가 넘게 들렸기때문이였다.

불쾌한 기분은 마찬가지인듯 수사국장은 시선을 들어 참사의 네모진 얼굴을 건너다보았다.

《당신들도 아다싶이 우리 나라도 언론보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고 또 벌써 사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만큼 사실을 완전히 비밀에 붙인다는것은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국장의 말에 참사는 단호하게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저 두분의 이름이 살해사건과 관련되여 보도되여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이건 우리 본국의 강력한 요구입니다.》

주먹을 내대듯 주저없이 요구하는 참사의 불순한 어조에는 외국인의 안전하나 책임지지 못한 당신들이 무슨 할 말이 있는가 하는 태도와 이 나라에 거액의 차관을 주고 투자를 한 나라의 거만도 깔려있음을 국장과 웅카라는 느끼고있었다.

지그시 노려보는 매눈같은 웅카라의 작은 두눈이 치떠진것을 본 참사는 자기가 좀 지나쳤다고 생각됐는지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사건을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습니까?》

《예. 현지주민들도 있고, 당신들이 외무성에 련락한것이 벌써 보도기관에 새들어간것 같습니다.》

《만약…》

잠시 생각한 참사는 말을 이었다.

《사건을 정 비밀에 붙일수 없다면 그들의 이름을 려권 그대로의 이름으로 어떤 급병에 의한 사망이나 과실사로 발표할수는 있지 않을가요?》

《그들의 려권이 위조려권입니까?》

웅카라가 묻자 참사는 급하게 부정했다.

《아닙니다. 려권은 진짜인데 이름은 가명들입니다.》

《살인이 아니라 병사나 과실사로 해달라는것은 본국의 뜻입니까?》

국장이 다시 묻자 《그렇습니다.》하고 참사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가명에 사고사로 해달라?!

국장과 웅카라는 짙은 의혹에 머리를 기웃거렸다.

일본이 무엇때문에 그런 요구를 하는지 리해되지 않았던것이다.

버릇처럼 책상에 세운 왼손으로 아래턱을 만지던 웅카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료해한데 의하면 아지자와 긴노스께씨는 노자끼상사 상무취체역으로 되여있고 렌꼬라는 이름의 젊은 녀성은 아직 신원불명입니다. 그들이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참사께서 알고계신다면 말씀해주지 않겠습니까?》

참사의 얼굴에는 괴롭고 복잡한 표정이 떠올랐다.

옆에 앉았던 기름한 얼굴의 외무사무관이 리해를 바라는듯 웅카라를 쳐다보았다.

《사건이 워낙 중대하다보니 현재로선 우리도 입밖에 내기가 어렵습니다. 조사해서 정확한 신원이 확증되면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이 하도 숙고하는 자세여서 국장과 웅카라는 그 정도에서 응할수밖에 없었다.

《좋습니다. 그래, 현장에는 누가 나가겠습니까?》하는 물음에 참사는 옆에 앉은 두 일본인을 돌아보았다.

《여기 야마시다외무사무관과 가또서기관이 가겠습니다.》

《좋습니다.》

먼저 일어선 일본인들이 밖으로 나간 후 수사국장은 웅카라에게 심중히 말을 건넸다.

《저 사람들은 우리 수상부에도 같은 요구를 한모양이요. 방금전에 전화가 왔는데 일본대사관의 요구를 들어줘야겠다는거요. 그러니 조사현장에 기자들은 물론 일체 타인의 접근을 금지해야겠소. 그리고 각 언론사들에도 이같은 사항을 외무성을 통해 시급히 포치해야겠소.》

《알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9-07-27 09:07:54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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