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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장편소설《새 나라》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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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7-06-05 00:0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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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편집국은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59

 

 

김일성장군님께서는 비내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계시였다. 집무실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드리워있었다.

장군님께서는 숨쉬기조차 가쁘신듯 창문을 활 열어제끼시였다. 창문을 열자 슴슴한 비냄새가 풍겨오고 도로에는 콩알처럼 떨어지는 비소리가 한층더 소란하게 들려왔다.

(공사가 끝난 오늘에 이런 가슴아픈 일이 생기다니?…)

장군님께서는 임성민의 희생이 가져온 비통함에 잠기시여 오래도록 창문가에 서계시였다. 자신께서 지난 6월 4일 공사장에 나가시였을 때 선교4리작업장에서 일하시였으니 임성민이도 거기에 있었겠는데 그때 얼굴이라도 익혀두었을걸 하는 후회에 가슴이 저려드시였다. 평양곡산공장로동자돌격대의 가설건물을 돌아보실 때 분명 임성민이도 있었을텐데… 하긴 훌륭한 사람들은 그렇듯 평범하고 평시에는 눈에 잘 뜨이지조차 않는다. 그것이 바로 훌륭한 사람들의 고상한 인격이 아닐가.…

리주연이 가져온 자료를 보니 임성민은 평양곡산공장에서도 우수한 공산당원이고 모범로동자이며 토지개혁때에도 로동자선전대로 나가 일을 잘하였다는데 그처럼 훌륭한 인간을 얼굴도 기억해두시지 못한것이 미안스럽고 지어 죄스러운 느낌까지 갈마드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여전히 창밖을 내다보시며 리주연에게 갈리신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임성민동무에게 아이들이 있습니까?》

《예, 아들과 딸이 있습니다.》

《우리 그 애들이라도 잘 키웁시다.》

그러시고는 또 침묵에 잠기시였다. 장군님께서 괴로와하시는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수 없었던지 오진우가 나섰다.

《저희들의 책임이 큽니다. 반동놈들의 책동을 예견하고 경비대책을 철저히 세웠더라면 이번사고를 막을수도 있었는데…》

장군님께서는 창가에서 물러나시며 일군들쪽으로 돌아서시였다.

《사고라… 물론 사고야 사고지.》

그이께서는 혼자소리로 되뇌이시며 담배통에서 담배 한대를 꺼내드시였다. 불을 붙이지는 않으시고 그냥 주무르시다가 손에 힘을 주는 바람에 부스러지고말았다. 그것을 재털이에 던져넣으시며 오진우에게 물으시였다.

《그러니까 반동놈들은 다 잡았습니까?》

《예.》

오진우는 서재골 무당집 아들을 비롯해서 공사를 파탄시키려던 적대분자들을 몽땅 잡아낸데 대해서와 그자들의 진술에 의해 밝혀진 구진배의 정체를 요약해서 말씀드리였다.

오진우는 구진배도 이 땅에 태를 묻었다는데 어쩌면 그런 망동을 부릴수 있는지 도대체 리해가 안된다는듯 기가 막혀 말끝을 맺지 못했다. 장군님께서는 근엄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였다.

《고향에 대한 리해를 단순히 나서자란 땅이라는 지리적개념으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중요한것은 그 인간의 사상과 리념이 어떠한것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그가 자기 조국과 인민을 사랑하는가 안하는가, 민족의 아들로 옳게 살기를 바라는가 바라지 않는가 하는데 따라서 매 인간의 고향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는것입니다. 그런 놈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신성한 감정이 있을수 없습니다. 그놈들에게 고향에 대한 애착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것은 그 땅에 남아있는 자기의 재부에 대한 영원한 소유욕때문입니다. 그 탐욕심이 그 인간을 짐승으로 만들고 가장 신성한것을 모독하게 한것입니다. 나쁜 놈들!…》

장군님께서는 그런 이야기는 더 하고싶지 않으신듯 리주연에게 화제를 돌리시였다.

《임성민동무의 장례준비는 어떻게 되였습니까?》

리주연은 이미 계획하고있던대로 말씀올렸다.

《공사지휘부에서는 그 동무가 일하던 평양곡산공장 자치위원회와 합동해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유가족들에게 위자료도 넉넉히 지불하도록 했습니다.》

《그게 답니까?》

리주연은 자기의 대답이 장군님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했다는것을 깨달으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지금 공사장뿐만아니라 시인민위원회에서도 개수공사경축대회 준비로 흥성거리고있습니다. 이런 때에 임성민동무의 불상사를 너무 떠들면 시민들에게 주는 영향이 좋을것 같지 않아서 될수록 조용히 장례를 치르려고 합니다.》

《동무들도 그렇게 생각합니까?》

장군님께서는 곁에 서있는 안길과 오진우에게 근엄한 안색으로 물으시였다. 하지만 그들도 장군님께 시원한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장군님께서는 대답을 못하는 일군들을 둘러보시다가 가슴속에서 고패치는 격정을 한꺼번에 터쳐놓으시였다.

《난 생각을 달리합니다. 임성민동무의 희생은 방금 동무들이 말한것처럼 불상사도 아니고 사고도 아닙니다. 그는 제방을 구원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기 목숨을 바쳤습니다. 전장에서 돌격전의 앞장에 섰던 전사가 적의 화점을 막고 쓰러졌을 때 그걸 사고로 봅니까? 적진속에 뛰여들어 백병전을 벌리던 병사가 희생되였을 때 그걸 불상사로 봅니까? 임성민동무의 희생이 그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그는 공산당원으로서, 새 나라의 주인으로서 건국위업에 자기의 모든것을 다 바친 영웅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 무슨 분위기를 고려한다면서 그런 영웅과 조용히 작별할수 있겠습니까? 조총을 울리고 조포를 쏘지는 못한다 해도 장례식이야 왜 크게 못해주겠습니까?》

화산이 분출하듯, 태양이 폭발하듯 뜨거운 격정을 뿜어올리시던 장군님께서는 눈앞에 칠색무지개가 비껴서야 자신께서 울고있다는것을 느끼시였다.

안길이도 헉- 하고 흐느끼며 돌아서고 오진우도 리주연도 고개를 떨구며 입술을 깨물었다.

장군님께서는 손수건으로 눈굽을 닦으시며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신 다음에야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임성민동무의 영웅적희생은 동무들이 고려해야 한다는 경축분위기와도 모순되지 않습니다. 그 동무는 자기의 희생을 통해서 건국의 주인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자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비록 우리곁을 떠났지만 그의 령혼은 새 나라 건설에 떨쳐나선 우리 인민모두의 가슴속에 간직되였을것이고 인민들은 그 령혼의 부름에 언제나 충실할것입니다. 때문에 나는 장례식을 크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 그의 장례식을 시민장으로 할것을 제기합니다.》

장군님의 말씀에 일군들은 머리를 들었다. 나라의 큰 인물도 아닌 평범한 로동자의 장례식을 시민장으로 하다니…

《이것은 해방된 조국땅에서의 첫 시민장으로 될것입니다. 그의 희생이 얼마나 값높은것인가를 모든 사람들이 알도록 합시다. 인민을 위대한 존재로 받든다는것이 무엇인지 온 세상이 알도록 합시다.》

장군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각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로 시민장공동준비위원회를 조직하도록 하시고 준비위원회에서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였다. 그리고 선전부부장 허정숙을 부르시여 북조선공산당 중앙위원회 이름으로 임성민의 추도사를 쓰도록 하시였다.

《추도사가 완성되면 나한테 가져오시오.》

장례문제에 대한 토의를 마치신 장군님께서는 비오는 창밖을 내다보시며 장마와 관련한 대책들을 철저히 세울데 대해서도 강조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일군들이 나간 뒤에도 자신께서 무엇을 더 보태주실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한동안 일손을 잡지 못하시였다.

저녁에 허정숙부부장이 임성민의 추도사를 만들어가지고 장군님을 찾아왔다. 장군님께서는 추도사를 한자한자 뜯어보시며 거기에 자신의 진정도 덧써놓으시였다.

《동무여! 우리는 지금 가장 뜨거운 동지적사랑과 가장 뼈저린 동지적슬픔으로 동무를 떠나보내는 마지막마당에 섰나이다.

생각하건대 인민의 선봉으로 인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것이 우리 공산당원들의 본분이거니 이제 동무는 인민의 선봉인 동시에 우리 당원들의 선봉이 되였도다.

동무여! 우리는 동무의 거룩한 뜻을 이어 이제 다시 우리 인민을 착취하는 어떠한 반동의 폭풍우가 있을지라도 인민의 선봉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여 목숨을 바쳐 동무의 뒤를 따르기를 다시한번 맹세하나이다.

동무여!

동무는 갔으나 동무가 남긴 위훈은 우리의 피와 살속에 남아 항상 우리를 채찍하며 우리의 투쟁을 고무하리라. 동무는 갔어도 우리의 민주건설은 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의 기치아래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과감히 전개되고있으니 동무여! 고이 잠들라!》

 

 

연재

►장편소설《새 나라》 58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7-06-05 00:09:45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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