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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새 나라》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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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7-03-26 21:3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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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편집국은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50

 

 

보통강통수에 대한 소식은 구진배의 심기를 몹시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소식을 안고온 로이문의 존재도 잊고 혼자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신기한 존재이길래 예전같으면 몇년씩 걸려야 할 공사량을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절반이나 해제꼈단 말인가.

《인간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 동물이다. 같은 인간들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일을 하는 조건에서 암만 때려몬다 해도 10년동안에 못한 일을 두달동안에 해제낄수 없다.…》

이 말은 자기가 떠나올 때 하지중장이 한 말이였다. 자기도 그렇게 믿었다. 그래서 슬슬 류언비어나 퍼뜨리면서 장마철까지 공사를 지연시키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천지조화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기적이 일어날줄이야… 더 놀라운것은 그 기적의 창조자들이 자기가 무지렁이로 치부해오던 오성재와 같은 보통벌사람들이라는것이였다.

구진배는 기적적인 공사속도에 경악을 금할수 없었고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데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해방전엔 돈을 받고 일하면서도 느렁뱅이처럼 움직이던 사람들이 어째서 지금은 돈 한푼 못 받으면서도 흙 한삽이라도 더 나르려고 뛰여다니는가? 이게 다 백성들이 이렇게까지 달라지리라고 계산하지 못한 하지의 과오였고 자기의 잘못이였다.

떠나던 날 아버지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공산당이 보통강토목공사를 주관해서 백성들이 그 덕을 보면 저희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지켜보겠다구 기를 쓰고 덤빌텐데 그럼 우린 영영 제땅을 못 찾아!》

아버지가 옳았었다. 누구에게나 자기의것은 소중한 법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발을 사려무는 법이다. 백성들도 나라의 주인이라는 강심제를 맞고 너도나도 장수가 되였으니 제 보금자리를 제손으로 꾸리고 제힘으로 지키는데서 기적을 창조할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러니 맑스라는 령감이 계급투쟁의 불가피성이라는 리론만은 정확히 명중한셈이다.

구진배는 자기도 자기의것을 되찾기 위해 일어서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개도 자기에게 차례진 뼈다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으르렁거리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지금까지는 장마철전에 이 공사를 끝내지 못할줄만 알고 로이문과 서재골 무당집 아들같은 작자들이 쏠라닥질을 하게 했는데 이제는 자기도 용사가 되여 나서야 했다.

밤이 이슥한 뒤 구진배는 로이문과 함께 그의 집을 나섰다.

《조심하세요.》

로이문의 처 춘미가 대문을 잠그려고 따라나와서 제 서방에게 하는 소리였다. 구진배는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래도 로이문에게는 신상을 념려해주는 계집이라도 있지만 자기는 죽건살건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을 개밥의 도토리신세라는 생각에 마음이 서글퍼졌던것이다. 허나 그것도 한순간이고 이따위 감상적인 기분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온몸에 광기가 더 살아나는것 같았다. 《가자!》 그는 신경질적으로 내뱉고 품안의 권총을 더듬어보며 어둠속으로 녹아버렸다.

서성교근방에 와서 로이문을 서재골 무당집으로 보내고 자기는 아래토성랑으로 향했다. 오성재네 움막을 찾아가는 길이였다. 구진배가 오늘 밤 거사에 오성재를 끌어들이려는것은 제딴의 타산이 있기때문이였다.

《공사에 필요하다면야 가야지요. 그런데 무슨 일이시우?》

 

 

오성재는 구진배에게 본능적인 경계심을 품으며 물었다. 오성재 생각엔 공사를 반대하던 사람이 어째서 한밤중에 찾아와 공사일을 도와달라고 하는지 선뜻 납득되지 않았던것이다.

《아, 나도 그새 시인민위원회 토목과에 한자리 잡았지요. 아무래도 이북에서 살아가려면 나도 건국을 해야 할게 아니요. 고장난 전동기를 오늘 밤중으로 수리소에 실어가야 래일중으로 고칠수 있단 말이우다. 달구지를 얻을수 있겠지요?》

《글쎄… 꼭 써야 한다면야…》

오성재는 뭔가 석연치 않았지만 딱히 거절할만 한 구실도 없었다. 그래도 자기를 생각해서 돈도 주고 구문선의 빚문서도 전해준 사람이 부탁하는건데 무작정 안 가겠다고 할수야 없지 않는가. 더구나 공사장일이라는데…

세상리치를 자기처럼 두리뭉실하게만 대해오던 오성재에게는 이 사탄의 무리가 얼마나 나쁜 놈인가를 판별할 계급적안목이 없었다. 그는 더이상 묻지 않고 소달구지를 얻어가지고 구진배를 따라나섰다. 구진배가 달구지와 함께 현장에 도착하니 벌써 로이문과 무당집 아들이 전동기의 고정틀나사를 다 풀어놓고있었다.

《어떻게 됐는가?》

《준비됐수다.》

구진배는 태연하게 분부했다.

《달구지를 이쪽에 들이대오. 소리를 내지 말고.》

오성재는 더럭 의심이 들었다. 소리는 왜 내지 말라고 하는가? 좋은 일을 하면서 왜 도적고양이처럼 조심하는가?

그는 지금껏 공사장에서 반동들의 책동을 경계하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자기와는 상관없는것으로 생각해왔었다.

(혹시?…)

오성재는 께름한 생각을 감추지 못하고 우정 큰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이걸 왜 밤에 날라가는거요?》

《령감! 조용하라는데…》

《글쎄 왜 도적놈들처럼 이러는가 말이우다?》

어둠속에서 두런두런 하는 말소리를 들었는지 공사장을 순찰하던 보안서원의 전지불이 이쪽으로 향해졌다.

《거 누구요?》

《젠장!》

전동기를 훔쳐가려던 계획이 틀어지자 졸개들은 전동기틈새에 흙모래를 쓸어넣었다.

《이게 무슨짓들이요?》

구진배는 오성재에게 총구를 겨누었다가 생각을 고쳐하고 전지불을 목표삼아 둬방 갈겼다.

평화롭던 공사장에 처음으로 울린 총성이였다.

땅! 땅!

구진배는 제 먼저 돌따서면서 소리쳤다.

《뛰라!》

총소리에 와뜰 놀란 황소가 구진배의 명령을 알아듣기라도 한듯 화닥닥 뛰쳐달아나는 통에 그는 하마트면 소발통에 채울번 했다.

졸개들도 달구지를 멘 황소와 달리기경주를 시작했다.

《서라!》

날카로운 고함소리에 잇달아 보안서원이 쏜 총알이 구진배의 귀뿌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극도의 공포감을 안고 구진배는 숨이 턱에 닿아 내달렸다. 오성재는 보안서원이 달려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와들와들 떨기만 했다.

자정이 훨씬 넘어 로이문의 집에 들어박혀서야 구진배는 자기가 살았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전동기를 훔치지는 못했지만 대신 총성을 울리고 오성재를 현장에 내버렸으니 전혀 소득이 없는것은 아니였다. 달구지를 끌고왔던 오성재는 입이 있어도 반동들과 결탁되였다는것을 부인하지 못할것이다. 오성재는 법대로 처리될것이고 그것이 공사장에 주는 영향은 자못 클것이다. 공산당은 자기가 주인으로 내세워준 백성에게 뺨을 맞은셈이니 암만 부처님같이 자비로운 공산당이라도 배신감에 격분할것이고 그렇게 되면 무자비한 독재를 실시할것이다.

잠시후 구진배는 자기가 오늘의 실패를 억지로 합리화하려 한다는것을 깨달으며 쓰겁게 웃었다. 공산당의 지지기반이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것을 알기때문이였다. 그날 밤 구진배는 버취의 지령을 무전으로 받았다.

《제방을 폭파할것.》

버취는 서울에 앉아서도 보통강개수공사장의 기적을 다 알고있는게 분명했다. 그러니 민심파괴가 실패한 현시점에서 유일하게 남은 방도는 물리적파괴뿐이였다.

결국 오늘일은 공사장에 보내는 마지막경고장과 같은셈이였다.

그는 로이문에게 폭약구입을 재차 강조했다.

 

 

연재

►장편소설《새 나라》 49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7-03-26 21:33:13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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