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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새 나라》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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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7-03-19 12:1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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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편집국은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49

 

 

쏘련군 전권대표 슈띠꼬브대장은 자기 방에 앉아서 최근 주목되는 정세들을 더듬어보고있었다. 그중에서도 이틀전 서울의 좌익계에서 시민대회를 소집하고 쏘미공동위원회를 하루빨리 재개할것을 요구한 소식은 그의 머리를 무겁게 해주었다.

미국측의 생억지로 공동위원회가 무기휴회에 들어간지도 벌써 한달이 훨씬 넘었다. 대국의 수석대표로서 나라의 통일을 그토록 절절히 바라는 조선인민앞에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평양으로 돌아오던 때의 미안함은 아직도 그의 가슴속에 빚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서울소식을 듣고보니 자기가 그 빚을 물게 될 기회가 온것만 같아 자연히 생각도 많아진것이다. 슈띠꼬브는 머리를 돌려 철함옆에 세워놓은 모시퉁구리에 눈길을 주었다. 서울에 나가있을 때 통일을 소원하는 한 조선녀인이 그에게 선물한것이였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내가 과연 그때 그 녀인이 기대한바대로 그 막중한 책임을 다해낼수 있을가?

슈띠꼬브는 스스로 제기한 그 물음에 자신있게 대답할수 없었다. 시민들이 시위나 한다고 조선에 대한 미국의 립장이 달라지겠는가.

지구상에서 사회주의국가가 생겨나는것을 그렇게도 두려워하는 미국이 이제와서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것이다. 만약 조선문제에서 미국의 립장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 일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문기척소리가 나더니 부관이 조심히 들어왔다.

《무슨 일이요?》

부관은 차렷자세로 앞에 다가와서더니 북조선공산당기관지인 《정로》신문을 한장 내밀었다. 슈띠꼬브는 의아한 눈으로 부관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조선글을 모른다는것을 부관은 알고있었던것이다. 부관은 서류철에서 로어로 타자친 종이 한장을 신문우에 덧놓으며 보고했다.

《어제 보통강개수공사장에서 통수식을 진행한 보도기사가 실렸습니다. 전권대표동지께서 관심하시는 대상이기때문에 그 기사를 따로 타자했습니다.》

슈띠꼬브는 부관의 말을 리해하지 못했다. 말을 리해 못했으니 처음엔 놀라지도 않았다.

《이자 뭐라고 했소?》

부관은 방금 한 말을 반복했다.

순간 슈띠꼬브는 흠칫하며 상체를 뒤로 제꼈다.

숱진 눈섭이 당장 날아날듯 꿈틀하며 꼬리를 쳐들었다가 잠시후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럼… 공사가 벌써 끝났다는거요?》

《그런건 아닙니다. 1단계공사만 끝냈는데 어쨌든 물길은 돌렸다고 합니다.》

슈띠꼬브는 제앞에 놓여있는 《정로》를 성급히 끌어당겼다가 그중에서 로어로 타자친 종이장만 집어들었다. 큼직하게 확대된 기사제목이 그의 눈앞으로 육박해왔다.

 

보통강개수공사특보

《통쾌! 통수만세!

통수-민주주의조선의 발원지인 대평양을 수침의 위협으로부터 방비하는 보통강개수공사는 이 감격의 통수로써 절반이 완성되였다. 통수가 됨으로써 평양은 수침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였으며 따라서 공사의 진행을 아니꼽게 노리는 민족반역자, 친일주구배 등 반동분자들의 코잔등을 찍어놓고만것이였다.

방향을 전환하는 옛 강물은 이 순간에 새 물길을 찾아 꿈틀거리고 7메터깊이로 되여있는 배수로는 새 주인-강물을 맞으려고 대기하였다. 건설대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배수로 웃머리 좌우에 늘어섰다. 기록영화촬영기, 각 신문사 사진반들의 촬영기들은 이 력사적인 화폭을 영원히 기록하고저 대기하고있었다.

오후 5시 30분 평안남도인민위원회 리주연부위원장과 공사지휘부일군들이 새 통수로의 물머리를 헐었다. 그에 뒤따라 대동군인민들과 건국로력대원들이 웃고 떠들며 손으로 물목을 터치자 강물은 꿈틀거리며 새길로 힘차게 흐른다. 만세! 보통강통수 만세!》

슈띠꼬브는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다가 다급히 송수화기를 들었다. 김일성동지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이 모든것을 사실로 믿을수 없었던것이다.

그런데 장군님의 집무실은 비여있었다. 그는 힘없이 송수화기를 내려놓고 기사를 다시 더듬어내려갔다.

과연 그럴수 있을가. 공사가 시작된지 한달도 안됐는데 벌써 통수식이라니…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옷걸개에서 모자를 벗겨들었다. 암만해도 제 눈으로 보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던것이다.

《나가보자구.》

잠시후에 슈띠꼬브의 승용차는 서평양조차장다리를 넘어섰다.

그는 공사장의 전경이 바라보이는 곳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환상적인 현실앞에서 말없이 굳어져버렸다.

그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곳에 와본적이 있었다. 그때는 분명 허허벌판뿐이였다. 그 벌판 한가운데로 구불구불한 강줄기가 아무런 통제없이 태평스레 흐르고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서 솟아났는지 일직선으로 뻗은 제방이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이럴수가 있을가? 이런걸 두고 신의 기적이라고 하는가.

강바닥과 제방에서는 흰옷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있는데 눈짐작으로도 두개 사단인원은 될것 같았다. 그러니 분명 신의 행위는 아니다. 하다면…

슈띠꼬브는 입을 꾹 다물고 차주위를 오락가락하며 보통강개수공사문제로 김일성동지와 나누던 대화를 상기해보았다.

그때 자기는 보통강개수공사를 조선사람의 힘만으로는 할수 없다는 견해였고 김일성동지께서는 할수 있다고 믿으시였었다. 자기는 정치의 본질을 폭력의 은페된 형태 즉 정권장악을 위한 권력으로 보았고 김일성동지께서는 인민대중의 리익을 지켜주고 그들을 자주적존재로 내세우는것이라고 주장하시였다. 그 대화가 있은 후 슈띠꼬브는 암만해도 강건너 불보듯 할수 없어 쏘련정부에 굴착기를 다문 몇대라도 보내줄것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오늘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하긴 쉽지는 않을것이다. 조국에서도 전쟁의 후과를 가시기 위해 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리고 독립을 쟁취한 동유럽의 형제나라들을 돌봐주어야 할 책임까지 걸머지고있는 조국이다. 바로 한주일전에도 쏘련과 유고슬라비아사이에 경제원조협정이 조인되였다.

너도나도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판에 유독 북조선에서만은 자체의 힘으로 나라를 일떠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고 그것을 현실적으로 눈앞에 펼쳐보이고있다. 그럴수록 하나라도 더 도와주고싶은데 오히려 얼마전에도 쏘련군표의 람발과 적산이양협정문제로 김일성동지로부터 심각한 의견을 받았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것이 북조선경제와 인민생활에 부정적영향을 끼치고있는데 대하여 원칙적립장에서 맵짜게 지적하시였다.

슈띠꼬브는 이제부터라도 북조선을 진심으로 도와주고싶었다. 전대미문의 기적이 코앞에서 일어나는줄도 모르고 대국의 전권대표라는 사람이 구경군처럼 앉아있다가는 남들의 웃음거리로 될것 같았다. 그런데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가?

슈띠꼬브의 마음속에는 문득 자기가 그토록 희망을 걸고있는 쏘미공동위원회도 북조선에 별로 도움이 못될것 같은 회의심이 갈마들었다.

김일성동지의 령도밑에 보통강개수공사를 제힘으로 해제끼는것만 봐도 북조선은 당당한 자주독립국가의 자격을 갖추고있으며 따라서 그 어떤 보모의 보살핌이 필요없다는것을 증명한셈이다.

(그러니 지금상황에서 내가 조선인민을 도와줄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슈띠꼬브는 괴로운 마음으로 아까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반복하였다. 그래도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제방이 그의 입을 얼어붙게 했던것이다.

 

 

연재

►장편소설《새 나라》 48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7-03-19 12:18:28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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