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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장편소설《새 나라》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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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6-12-25 14:1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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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편집국은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37

 

저녁무렵, 장군님의 집무실에는 김책과 안길 그리고 강량욱서기장과 리주연 등이 보통강개수공사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모여앉았다. 장군님께서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그들과 마주앉으시였다.

《공사가 어떻게 돼가고있습니까?》

리주연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는 김운상이 떠남으로 해서 수문설계가 중단된 엄중한 사태를 먼저 보고드리려 했으나 그 말은 차마 입밖에 나가지 않았다.

장군님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 얼마나 심뇌가 크실것인가. 하여 그는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 문제를 말씀드리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공사계획을 미달하고있습니다. 계획에는 일인당 하루 운토량을 1립방으로 정했는데 보통 0. 6립방밖에 못하고있습니다.》

《원인이 어디 있습니까?》

《우선 하루 동원로력이 계획대로 나오지 못하고있습니다. 일부 건달군들과 모리배들은 동원장을 받고도 로력을 돈으로 사서 자기대신 공사장에 내보내는 현상이 나타나고있습니다.》

리주연은 대표적으로 중성리에 사는 정근식이란 사람이 오성재농민에게 동원증을 맡긴 사실을 들은대로 말씀올렸다.

(장혁수는 현장책임자로서 규정을 어기고 동원증을 받아놓지 않을수 없었던 사정을 리주연에게 이야기했던것이다.)

장군님께서는 낯익은 이름을 듣는 순간 리주연의 말을 중지시키시였다.

《가만, 오성재농민이라면…》

《예, 토지를 바꾸어달라던 그 농민이랍니다.》

장군님께서는 한켠으로 반가운 생각이 드시였다. 그 사람이 어디로 갔을가 걱정하시였는데 다시 돌아와 땅을 가꾸는데도 열성이고 공사장에도 매일 나온다니 마음이 좀 놓이시였다.

《정근식이란 사람은 공사장에 나오지 못할 무슨 리유라도 있습니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강량욱서기장이 정근식에 대해 좀 알고있었다.

《한때는 그 사람도 예수의 독실한 신자였습니다. 그러다가 42년 큰물때 서성리에 있던 공장이 수해를 입고 그때문에 군수품조달을 지연시켰다는 죄로 류치장신세를 지고 나와서는 예수의 교리도 거짓말이라고 하면서 례배당에 다니던 발길을 딱 끊어버렸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정근식에 대해 좀 자상히 알고싶으시여 강량욱에게 물으시였다.

《그 사람이 예수의 교리를 부정하는것과 공장이 홍수피해를 입은게 무슨 련관이 있다는겁니까?》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가 우습기 짝이 없는 거짓말이라는겁니다. 거기에는 40일동안 비가 와서 지구전체가 물에 잠기고 노아부부만 살아남았다고 씌여있는데 그러자면 비가 내리기 전에 그만한 분량의 물이 지구에 존재해있어야 했다는거지요. 증발한것보다 더 많은 량의 비가 쏟아져내릴수는 없기때문에 그건 질량보존의 법칙이라는 상식도 모르는 어린애같은 옛말이라는겁니다. 더구나 성서에는 노아부부가 제일 착하기때문에 방주를 보내주어 그들을 살아남게 했다는데 어째서 보통강수해때는 제일 가난하고 착한 토성랑사람들만 피해를 입고 심보 못된 일본놈이나 부자들은 살아남았는가고 하면서 지독하게 하느님을 욕질했습니다. 속세의 진리를 부정할수 있는 능력이 신앙의 기초로 된다는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닌데… 하여튼 조만식이도 그 사람의 사나운 입심에는 꼼짝을 못했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사업수첩에 정근식이라고 써넣으시고 리주연에게 시선을 돌리시였다.

《내 생각에는 주연동무가 그 사람을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습니다. 그가 공사분위기를 흐리게 하자고 우정 그런것 같지는 않고 일제시기 부역에 동원되는것처럼 생각했을수 있는데 조금이라도 애국심을 지닌 사람이라면 건국의 구경군이 되지 말고 이 거창한 시대의 흐름에 합류하라고 잘 말해보시오.》

《알았습니다. 》

《그다음엔 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로동자들속에서 공사를 장마철전으로 끝낼수 있겠는가 하고 동요가 일어나고있습니다. 장혁수동무까지 쏘련에서 굴착기가 나온다는데 로동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소리를 하는 형편입니다.》

《장혁수동무가?… 그게 정말입니까?》

《그뿐이 아닙니다. 며칠전에는 말썽을 부리는 로동자를 때려주었는데 그 다음날로 현장책임자를 갈아치우라는 삐라까지 뿌려졌습니다.》

리주연은 지금 공사장에 장혁수로 인하여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떠돌고있으며 지휘부에서는 그의 해임문제까지 론의되고있다는데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다. 장군님께서는 무거운 안색으로 리주연의 말을 듣고계시였다. 어떻게 돼서 장혁수가 그렇게 갈팡질팡한단 말인가? 누구보다 보통강반에 원한이 쌓인 사람이고 그래서 누구보다 공사가 빨리 완공되기를 소원하는 사람이 아닌가. 그래서 이 공사를 시작할 때 누구보다 믿고 내세워주고싶었는데…

장혁수의 과거사를 잘 알고있는 장군님께서는 그에 대해 남달리 왼심을 쓰게 되는것을 어쩔수 없으시였다. 무작정 정을 주고싶고 언제나 믿고싶고 아름가득 행복을 안겨주고싶으시였다. 만약 이 자리에서 그를 두둔해준다면 그것이 혁명적원칙에서 탈선한 편견으로 되겠는가.…

이윽고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이 공사를 통하여 인민이란 존재의 위대성을 시위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장혁수동무의 사업에서 결함이 나타났다고 하여 덮어놓고 해임시켜버리면 평범한 로동자, 농민들을 새 조국건설의 기둥으로 내세우자고 하는 우리의 로선을 수정해야 한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 끝까지 믿어봅시다. 물론 장혁수동무의 사상적준비가 약한것은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이 기회에 그가 훌륭한 일군으로 성장하도록 잘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때 리주연이 다시 일어났다. 장혁수문제가 론의되는 마당인것만큼 말씀드리지 않을수 없었던것이다.

《그리고 또… 장혁수동무에게 녀자문제가 제기된것이 있는데…》하고는 도중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정작 말씀드리자고보니 별 시시한 문제까지 장군님께 보고드리는것 같이 생각되였던것이다. 김책이며 안길이까지도 못마땅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장군님께서만은 리주연의 말에 관심을 돌리시였다.

《좀 자세히 말해보시오. 말꼭지를 떼놓고 그만두면 더 궁금하지 않습니까?》

리주연은 장혁수와 리정혜가 알게 된 사연을 아는껏 말씀드렸다.

《장혁수동무는 실지로 그 녀성이 홀몸이라는것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제기된 신소내용은 너무 야비합니다.》

장군님께서는 아쉽고 분한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명백히 말씀하시였다.

《누군가가 장혁수동무의 잔등에 의식적으로 흙탕칠을 하고있습니다. 그가 나라의 기둥감으로 성장하는것도 바라지 않고 행복해지는것도 바라지 않는 세력이 있단 말입니다.》

그이의 말씀이 갑자기 비약하는 바람에 일군들은 모두 긴장해졌다. 그이의 음성은 점점 격해지시였다.

안타깝고 절절하신 그이의 진정이 일군들의 가슴속으로 고스란히 흘러들었다.

《동무들도 알겠지만 장혁수동무는 보통강반에서 불행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는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새가정을 꾸리지 않겠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제 공사가 완공되고 그가 행복하게 살게 된다면 그걸 배아파할 사람은 나쁜 놈들밖에 없습니다. 지금 일밖에 모르고사는 그에게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있고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장혁수라는 평범한 인간의 생활상문제가 건국의 아름찬 일감을 도맡아안으시고 누구보다 바쁘신 장군님의 집무실에서 론의된다는것자체가 이례적이고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장군님께서는 이 문제를 다른 문제들보다 더 진지하고 심중하게 대하시였다. 그리고 공사와 관련되는 모든 문건들에는 계급적각성을 더 높일것을 반드시 첨부하도록 지적하시였다.

《우리는 반동들의 책동에 경각성을 높이는것과 함께 일군들이 대중의 건국열의와 투쟁기세를 어떻게 조직동원하는가에 따라 공사의 승패가 좌우된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서 기본은 대중을 인민정권의 두리에 묶어세우고 당원들이 군중의 앞장에 서서 돌격운동을 힘있게 벌리도록 하는것입니다. 나도 인차 공사장에 한번 나가보겠습니다. 시공방법이 걸렸다는데 현지에 나가 료해도 해보고 장혁수동무도 만나봅시다.》

그뿐이 아니였다. 김운상이 설계를 어떻게 진척시키고있는지도 알아봐야겠고 먼데서 와있는 건설자들의 숙식조건이 어떤지도 직접 가보고싶으시였다. 그리고 전번처럼 힘껏 일을 하고싶으시였다.

김운상에게 생각이 미치자 장군님께서는 전화기옆에 놓여있던 책들을 리주연에게 내미시였다.

《김운상동무가 수문설계기초자료때문에 애를 먹는다는데 도움이 되겠는지 모르겠습니다.》

리주연은 얼결에 그것을 받아들었다.

한권은 《서선지방의 자연지리개요》이고 한권은 《평양부》였다.

《그리고 이 자료들은 해방전 <평양민보>와 <동아일보>에서 발취한것들인데 해방전 평양시의 수해자료들입니다. 운상동무에게 참고하라고 하시오.》

장군님께서는 자신의 친필로 쓰신 서너장의 서류를 같이 넘겨주시였다.

리주연은 가슴이 조여들었다. 장군님께서 언제 이걸 다… 이 숱한 자료들을 찾아내시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치시였겠는가. 그런데… 장군님께서 천금같은 시간을 쪼개시여 찾아내신 이 귀중한 자료들을 받아야 할 당사자는 지금 공사장에 없다.

리주연은 이 순간처럼 김운상이 야속해보인적은 없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리주연이 머뭇거리는것을 보시며 불안감을 느끼시였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장군님, 제가 일처리를 잘못했습니다.》

리주연의 보고는 장군님께 정말로 뜻밖이였다.

김운상, 그 사람이 그렇게 신의없고 나약한 인간이였는가.

다음순간 그이께서는 도리머리를 저으시였다.

초가집에서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조선농촌주택개량을 연구과제로 삼았다던 그가 의식적으로 건국의 대오에서 떨어져나갈수는 없다. 만약 그런 애국적이고 량심적인 지식인까지도 나의 동지가 아니라고 단정한다면 지식있는 사람은 지식을 내라고 한 우리의 인테리정책은 말공부에 지나지 않는것으로 될게 아닌가. 김운상이 일시적으로나마 주저앉은것은 우선 그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모자랐다는것이고 그의 주변에 불신의 찬공기가 흘렀기때문인것이다.

누가, 어떤 세력이 건국열로 달아오른 그의 심장을 랭동시키려하는가.

생각에 잠기셨던 장군님께서는 심중한 안색으로 리주연에게 물으시였다.

《그러니까 수문설계를 아직 못 끝냈겠습니다?》

《예.》

《김운상동무를 한번 찾아가보았습니까?》

리주연은 대답대신 머리를 숙였다. 한번 찾아가 만나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일에 몰리다나니 하루하루 미루어오고있었던것이다.

장군님께서는 대답을 못하는 리주연을 바라보시며 마음이 허전해짐을 느끼시였다.

과연 리주연에게도 김운상은 버릴수 없는 사람이라는것을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혁명은 동지를 얻는것으로부터 시작되고 동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혁명가의 기본품성으로 되여야 한다는것을 그리고 김운상과 같은 사람을 건국의 주인으로 내세우는것이 우리 일군들의 몫이라는것을 주연동무가 모른단 말인가.

장군님께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내색하지 않으시고 리주연을 다시 자리에 앉히시였다.

《내 주연동무에게 한마디 하고싶은것은 혁명을 실무적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심장이 뜨거워질수 없습니다. 어서 그 자료를 본인에게 가져다주시오. 그리고 내가 공사장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전해주시오.》

일군들이 돌아간 뒤에도 장군님께서는 한자리에 앉아계시였다. 현실의 난문제들이 마치도 자신의 의지를 시험해보려는듯 거친 파도마냥 끊임없이 밀려드는것 같아 그이께서는 좀처럼 안정을 찾을수 없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오늘 공사장에서 제기된 크고작은 문제들을 통하여 건국이 얼마나 힘든것인가를 다시한번 실감하시였던것이다. 과연 인민의 힘으로 인민의 나라를 세우자는것이 그렇게도 실현불가능한 리상이란 말인가.

오늘의 현시점에서 공사를 제기일내에 끝내자면 어떤 대책이 필요하겠는가.…

깊어가는 밤과 함께 장군님의 사색도 끝없이 깊어져갔다.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6-12-25 14:12:18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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