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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기, 《인민의 리익을 존중할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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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0-04-23 09:4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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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

《인민의 리익을 존중할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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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익수

 

1936년 10월 하순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령솔하시는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가 장백현 19도구 지양개치기에 일시 머물러있을 때 일이다.


하루는 약수동방향으로 부식물을 해결하려고 나갔던 두 동무가 살찐 검정황소 한마리를 끌고 희색이 만면하여 돌아왔다.


그들은 사령부에 보고를 하고 나오다가 소를 둘러싸고선 우리를 보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 두 사람은 가을걷이를 하고난 뒤에 흩어져있는 무우, 배추떡잎들을 걷어올 과업을 받았었다.


벌써 눈이 깔리고 땅이 얼기 시작한 밭에서 무우나 배추떡잎을 줏는다는것은 그리 헐한 일이 아니였다.


빈밭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이삭주이를 하던 우리는 어느결에 약수동근방에까지 다달았으나 배낭은 아직 3분의 1도 차지 않았다. 그것을 가지고는 한끼거리도 안된다는것을 잘 아는 우리는 거저 돌아올수가 없어서 계속 약수동 뒤골안 밭들을 뒤지고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장에 갔다오던 약수동 박로인을 비롯한 몇사람의 농민들이 우리를 발견하였던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유격대원들이라는것을 알아차리고 반색을 하며 달려왔다. 눈치빠른 박로인은 벌써 우리가 부식물때문에 빈밭에서 이삭을 줏고있다는것을 짐작하고 우리를 다짜고짜 마을로 끌고가려 하였다.


하다못해 시래기와 감자로라도 유격대의 부식물이야 못 대겠느냐는것이였다.


우리는 떠나올 때 마을에 가서 부식물을 마련하라는 지시는 받지 않았고 또 될수만 있으면 인민들에게 페를 덜 끼치기 위하여 자체로 해결해야 된다는 사령관동지의 뜻을 잘 알고있었기때문에 마을로는 갈수 없었다.


우리가 기어코 마을로 가지 않으려고 하자 박로인은 같이 온 농민들과 무엇이라고 귀속말로 한참 의논을 하더니 자기가 끌고오던 황소고삐를 우리에게 쥐여주며 이 소라도 가져가달라고 하였다.


우리는 너무도 뜻밖의 일이라 놀라서 거절하며 소고삐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것은 약수동인민들의 정성이니 제발 받아주시우.…》라고 하며 억지로 우리 손에 소고삐를 쥐여주면서 어서 끌고가라고 등을 밀었다.


우리의 립장은 참으로 난처하게 되였다. 이토록 지극한 인민들의 정성을 우리 독단으로 저버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멋대로 소를 끌고갈수도 없었다.


이때 우리 머리에는 식사준비를 할 때마다 《사령관동지께 어떻게 또 소금에 밥만 대접하겠는가.》고 걱정하던 작식대원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런 생각으로 우리는 끝까지 소를 거절 못하고 박로인과 약수동농민들이 등을 미는대로 소를 끌고 부대로 돌아오게 되였다.…


소를 끌고오게 된 래력을 듣고난 우리들은 박로인을 비롯한 약수동인민들의 극진한 정성에 감동되여 무엇이라 할 말을 찾지 못하였고 오래간만에 소고기로 푸짐하게 식사할수 있게 된것을 은근히 기뻐하였다.


바로 이런 때에 사령관동지께서 밖으로 나오시였다.


그이께서는 소가 있는 곳으로 오시더니 소잔등을 쓸어주시며 이모저모 찬찬히 소를 뜯어보시였다.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이께 시선을 집중하고 서있었다.


그이께서는 푸둥푸둥 살찐 소의 등판이며 알뜰하게 만든 코뚜레며 굴레에 매단 퉁방울과 엽전들을 하나하나 쓸어보시고 만져보시였다.


삼실로 곱게 꽈서 만들고 그우에다 붉은 천을 모양있게 감은 소굴레 그리고 윤이 나게 닦은 퉁방울과 엽전… 그 어느것이나 소임자의 알뜰한 솜씨와 정성을 말하지 않는것이 없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소옆에서 물러서시더니 이번에는 우리들을 한동안 바라보고계시였다.


우리들은 선자리에 못박힌듯 움직이지 않고 서있었다.


(그이의 뜻을 어긴게로구나. …)


이런 생각이 가슴속에 철렁하고 떨어지듯 안겨오는것을 느꼈다.


우리는 그이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나 하고 불안스러운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렸다.


《식사준비를 잠간 멈추오.》


사령관동지께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시더니 우리들을 곁으로 불러앉히시였다.


《소를 임자에게 돌려보냅시다.》


그이께서는 우리를 쭉 둘러보시고나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러자 우리는 잘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소를 가져온 두 동무는 더욱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우리가 당황해하는것을 보시자 사령관동지께서는 우리를 타이르시듯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내가 소임자에게 소를 돌려주자는것은 인민의 지성을 몰라서 그러는것은 아니요. 그것은 저 소를 임자에게 돌려주는것이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을 위해 싸우는 우리들의 본분이라고 생각하기때문이요.


사령관동지께서는 잠간 말씀을 멈추시고 우리를 돌아보시다가 계속하여 모든것을 아끼지 않고 우리를 돕는 인민들의 지성이 고마울수록 우리는 인민들의 처지와 그들의 리익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자기의 단매소까지 아끼지 않고 우리를 도우려는 약수동인민들의 지성은 참으로 지극하고 고맙기 그지없소.


저 동무들이 소를 끌고온 심정도 충분히 알만 하오. 저 동무들은 인민들의 간청에 못이기여 끌고온것이요.


만일 저 동무들이 끝까지 거절하고 끌고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의 사정을 안 이상 인민들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그 소를 우리에게 보내고야말았을것이요.


인민들은 우리 유격대를 그처럼 사랑하고있으며 자기의 모든것을 아끼지 않고 성의껏 도와주고있소.


…그런데 왜 내가 소를 돌려보내자고 하는가?


그것은 저 소에게 소임자의 끝없이 깊은 사랑이 깃들어있고 약수동인민들의 래일의 생활이 달려있기때문이요. …


저 소의 임자가 자기 소를 얼마나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였는가는 동무들도 보면 잘 알것이요. 저 소에게 씌워진 굴레와 거기에 매단 퉁방울과 엽전을 보시오!


저 퉁방울은 아마도 그 집에서 몇대를 두고 귀중히 간직해내려오던것임이 틀림없소.


그리고 엽전은 모름지기 그 집 할머니가 시집올 때 속주머니끈에 귀중히 달아가지고 와서 평생 아끼던것일수 있소. 우리 어머니들은 그렇게 하는것으로써 소에 대한 애착을 표시하는것이요.


사령관동지의 간곡한 말씀은 우리들로 하여금 자기 부모에 대하여, 자기 고향집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하였다.


나는 우리 할아버지가 평생 제 소를 매고 농사지으려고 애쓰면서도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던 일, 아버지대에까지도 먹을것을 못 먹으면서 등뼈가 휘도록 애써 일하여도 단 한번 제 소고삐를 잡아보지 못하던 일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우리같이 가난한 고향마을농민들이 피땀을 흘리고 굶주리면서도 송아지 한마리 장만하게 되면 자기의 귀중한 패물까지 달아주고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던 모습이 선히 눈앞에 떠올랐다.


소를 돌려주어야 할 리유의 다른 하나는 저 소임자네와 함께 약수동농민들의 생활문제가 저 소에게 달려있기때문이요.


아마도 저 소는 소임자네 재산의 전부일것이요. 또한 약수동전체를 보아도 소가 몇마리밖에 안되는것만큼 저 소는 약수동 전체 농가들의 농사를 좌우하는 소일것이요.


우리가 이런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인민들의 지성이라 하여 저 소를 잡아먹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래일부터 소임자는 물론 약수동농민들은 저 소가 해야 할 일을 인력으로 대신해야 하게 될것이요. 저 소가 날라야 할 짐을 등짐으로 져나르고 괭이나 호미로 저 소가 갈던 밭을 쪼아 뚜지느라고 농민들이 얼마나 고생하겠는가?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인민의 성의를 받아들인것이 도리여 그들에게 고생을 더 시키고 그들의 생활에 곤난을 주게 될것이요.


얼마나 인민들을 깊이 생각하시고 사랑하시며 그들의 리익과 처지를 속속들이 통찰하시는 말씀인가!


사령관동지의 이런 높고도 깊은 뜻에 감동된 우리는 그만 불덩어리같은 그 무슨 뜨거운것이 가슴속에서 치밀어오름을 느꼈다.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혁명의 길에 나서신 그때부터 이날이때까지 그이께서는 《인민의 리익을 존중할줄 알아야 한다.》고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시였고 또 그것을 잊어본적 없는 우리였지만 그이처럼 인민을 생각하지는 못하였다.


사령관동지! 저희들이 사령관동지의 뜻을 어기였습니다. 인민을 사랑하라는 군중규률을 위반했습니다. …저희들을 처벌하여주십시오!》


소를 끌어온 두 동무가 앞으로 나서며 목메인 소리로 하는 말이였다.


인민들의 리익과 립장을 깊이 생각지 못하고 농민들이 권하는대로 소를 끌어온 그들에게만 잘못이 있는것이 아니였다.


(방금전만 해도 우리는 소를 잡는데만 정신이 팔려 인민들의 리익을 잊어버리고 경솔하게 서둘고 돌아가지 않았던가.


어느 누가 그렇게도 정성이 든 소굴레와 인민들의 깊은 손길이 스민 엽전 한푼한푼을 눈여겨보기라도 하였는가. …어느 누가 그 소를 내놓고 농민들이 곤난을 겪을 일을 조금이라도 생각이나 하였는가!)


우리들은 혁명가로서의 수양이 부족한 자신에 대한 가책으로 하여 모두들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한동안 우리들을 둘러보고계시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소를 돌려보내자는것은 동무들의 잘못을 책망하자고 해서 그러는것이 아니요.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인민에 대한 사랑-이것은 우리의 본분이요!


이 말씀이 떨어지자 소를 끌어온 두 동무는 떨리는 어조로 말씀드렸다.


사령관동지! 지금 곧 소를 임자에게 돌려주고 올것을 허락해주십시오.》


그이께서는 두 동무의 이 말에 매우 기뻐하시였다.


《동무들의 말이 옳소. 소를 곧 돌려주고 식사는 주어온 시래기로 준비하시오.》


그이의 이 명령이 떨어지자 우리들은 활기를 띠고 식사준비를 위하여 일어서려 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손으로 우리를 제지하시며 한가지 더 강조하고싶은것이 있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떠한 불리한 조건에 놓이더라도 항상 자신들이 인민의 군대라는것을 잊어서는 안되오. 적과 싸울 때는 물론이고 인민들을 도와주고 인민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도 모든것을 인민의 리익을 옹호하고 그들의 생활에 대하여 진심으로 도와주는 립장에 서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오.


우리가 초근목피로 끼니를 에우고 갖은 고생을 다하며 원쑤들과 싸우는것도 인민을 위한것이고 우리가 굶으면서도 인민들에게 될수록 페를 안끼치려 하는것도 인민을 사랑하기때문이요.


이것을 알기때문에 인민들은 그렇게도 우리를 열렬히 사랑하며 모든것을 아끼지 않고 우리를 도와주는것이요.


만일 우리가 인민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인민들의 사랑을 받을수 없다는것을 항상 명심해야 하오.


우리들은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싸우는것이 공산주의자들의 최고의 목적이며 의무라는것을 다시한번 가슴깊이 명심하며 식사준비를 서둘렀다.


[출처: 로동신문]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20-04-23 09:49:25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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