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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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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03 03:2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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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0

 

김일성동지의 집무실에는 여러 사람들이 둘러앉아있었다. 집무탁과 대칭되게 놓은 긴 책상의 오른쪽에는 김책과 안길이 앉고 맞은켠에는 림시인민위원회 선전부장을 하다가 로동부장으로 옮겨앉은 오기섭이와 평남도당의 장시우가 앉았다. 그리고 벽을 따라 놓인 의자들에는 농림국장, 재정국장, 교통국장 외에도 평안남도인민위원회 리주연부위원장과 평양시인민위원장이 앉아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먼저 그들에게 자신의 품속에 간수하시였던 토지소유권증서를 보여주시였다. 그것을 돌려가면서 보는 동안 그 증서에 깃든 사연과 보통강개수공사장에서 일하고있는 장혁수에 대하여 이야기해주시였다.

 

그들이 토성랑주민들이라는것을 특별히 강조하시면서 장마철전으로 공사를 끝낼데 대한 자신의 결심을 터놓으시였다.

 

모두들 뜻밖에 소집된 이 회의에서 자기들의 견해를 선뜻 내놓기 주저했다. 누구도 보통강개수공사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기때문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8. 15해방바람에 잊어버렸던 보통강이였다. 이미 장마가 지나간 계절이여서 보통강의 물란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것이다. 그다음에는 가을이 와서 겨울나이를 걱정하느라 장마를 잊었고 겨울에는 겨울대로 할 일이 많아서 한가스레 여름장마를 걱정할새가 없었다. 지금은 봄이여서 겨울의 묵은 때를 씻어버리느라 바쁘고 분여받은 땅에서 첫해농사차비를 하느라 바쁘고 파괴된 산업을 복구하느라 바빴다. 한마디로 누구 하나 다가올 장마와 보통강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설사 생각해보았다 한들 당장 공사를 시작할 엄두는 내보지 못했을것이다. 그런 대담한 구상은 아무나 할수 있는것이 아니였다.

 

그런 형편에서 장군님께서 보통강개수공사를 시작해야겠다고, 그것도 장마철전으로 끝내야겠다고 말씀하시니 모두 당황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김책은 옴니암니 따질게 없다는듯 좌중에 대고 한마디 했다.

 

《장군님말씀대로 평양시민들이 다 달라붙으면 얼마든지 해낼수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 눈치만 보는게 속상했던지 안길은 가만있지 못하고 일어섰다.

 

《이거야 하늘에 가서 별을 따오는것도 아니고 질통으로 흙이나 나르는건데 뭐가 무서워서 그러우?》

 

안길의 말도 방안의 침묵을 완전히 깨뜨릴수 없었다. 오기섭은 부시럭거리며 대통을 꺼내들다가 마주앉은 김책의 엄한 눈총을 받고 할수 없다는듯 다시 주머니에 쓸어넣었다.

 

장군님께서는 회의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였다. 자신께서 오성재와 장혁수의 가슴아픈 인생사를 이야기하시면 일군들에게 공사의 절박성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것이라고 생각하시였었다. 그것이 너무 주관적이라고 생각하시면서도 그 주관을 주장하고싶으시였다. 일군들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매 사람의 견해를 들어보고싶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앞상에 앉아있는 김책과 안길은 제외하고 오기섭의 이름부터 찍으시였다.

 

《로동부장동무부터 자기 견해를 말해보시오.》

 

오기섭은 자기에게 첫 발언권이 차례진것을 만족스럽게 여기는듯 의자등받이에서 몸을 떼여 자신있게 일어섰다.

 

《에- 나는 저 토지소유권증서를 보면서 우리 조선농민들의 정치적암둔성을 개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내가 함남지방에서 농조운동을 지도할 때에도 이런 미개한 현상이 더러 있었습니다. 농민들이란 원래 소소유자적근성이 뿌리깊은 계급이여서 공짜로 땅을 받고도 같은 값이면 분홍치마라는 격으로 욕심을…》

 

《오기섭동무!》

 

김책의 날카로운 소리가 오기섭의 장광설을 잘라버리였다.

 

《농민을 그렇게 천시하면서 어떻게 농조운동을 했다는거요? 여러 말 말고 공사에 대한 견해나 말하오.》

 

김책에게는 장군님앞에서 감히 제 자랑이나 하려들고 농민의 미개성을 운운하는 오기섭의 말투가 귀에 거슬렸던것이다. 오기섭은 다른 사람같으면 해보자고 덤벼들겠는데 상대가 김책인지라 어쩔수없이 마른기침을 한번 하고나서 말머리를 돌렸다.

 

《에- 나는 보통강토목공사 그자체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견해입니다.》

 

장군님께서는 짤막하게 물으시였다.

 

《리유가 있습니까?》

 

《있습니다. 첫째로는 그것이 시기상조라는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혁명은 그 조건이 얼마나 성숙되였는가, 그 시기를 어떻게 정하는가 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혁명의 씨뚜아찌아를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는것입니다. 레닌이 발찍함대 장병들을 볼쉐비크들의 편으로 끌어당기지 못하고 10월혁명을 일으켰다면 <아브로라>의 포성도 울리지 못했을것이고 애당초 10월혁명은 일어나지 못했을것입니다. 둘째로는 건국의 순서를 어떻게 정하는가 하는것입니다.》

 

《여보! 당신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만 자꾸 하는거요?》

 

책상우에 묵직하게 올려놓은 김책의 주먹이 후들거리는것을 오기섭이 못 볼수 없었다. 거기서 눈길을 돌리다가 안길의 눈과 마주쳤는데 그 눈에서는 불이 나오고있었다. 자기의 실언을 깨달은 오기섭은 아까처럼 등받이에 기대앉으며 투덜거렸다.

 

《아, 나야 로선상 자그마한 착오도 없게 하자고 한마디 한건데 그렇게 욱박지르면 민주주의가 기를 펴겠소? 내가 말하자는건 우리에게 당장 급하고 중요한건 토목건설이 아니라 정권건설이라는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야 잠정적인 정권기관으로서 림시인민위원회밖에 없지 않습니까? 국가가 있어야 계획적인 경제건설이 가능하다는것은 쏘련의 국가건설경험에 비추어봐도 초보의 초보입니다. 때문에 하루빨리 공화국을 창건하고 산업을 증진시켜 국력이 축적된 다음에 토목공사를 하는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오기섭은 자리에 앉아서도 제 할소리는 다하고야 입을 다물었다.

 

김책은 장군님앞이라 무례하게 처신할수가 없어 간신히 분노를 누르고있었다. 본래부터 오기섭을 소인취급해오던 김책으로서는 무엄하게도 장군님께서 결심하신 문제를 흥정하려 하고 훈시하려드는것을 그냥 넘길수 없었던것이다.

 

장군님께서는 그다음에 장시우를 지명하시였다.

 

장시우는 오기섭이처럼 쫄랑거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 일어서는 자세부터 점잖고 틀스러웠다.

 

《나는 이자 토성랑주민들에 대한 김일성동지의 말씀을 들으면서 보통강개수공사를 하긴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때문에 당장 토목공사를 벌려놓는다는건 아무래도 잘 리해되지 않습니다. 제가 무엄한 소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일성동지께서 개별적인 인간들의 불행앞에서 너무 인정에 사로잡히지 않았는가 우려됩니다. 건국의 방향타를 잡고있는 우리 공산주의자들이 보채는 아이에게 먼저 젖을 물리는 식으로 일할수 없지 않습니까. 토성랑사람들이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는데 해방된 오늘에야 몇해 더 못 참겠습니까? 나는 그들도 나라형편을 리해하리라고 봅니다. 그걸 리해 못할 우리 인민들이 아니지요.》

 

장군님께서는 그냥 듣고만계시였다.

 

박헌영이 파견한 장안파공산당의 핵심인물인 장시우는 파쟁의 묘리는 알고있지만 우리 혁명의 목적과 본질은 모르고있다. 그이께서는 소위 혁명을 한다는 사람들이 혁명을 실무적으로 대하면서 왕왕 인민을 잊군 하는게 안타까우시였다. 혁명을 한다고 하면서 인간을 외면하는건 어불성설이다. 장군님께서는 장시우에게 앉으라고 손짓하시고 이번에는 창문곁에 앉은 리주연에게 기대의 눈길을 돌리시였다.

 

 

 

《리주연부위원장동무의 립장은 어떻습니까?》

 

장군님께서는 리주연의 얼굴에 비껴있는 먹장구름을 보시며 신통한 대답을 들을수 없다는것을 예감하시면서도 어쨌든 그의 견해를 명백히 알고싶으시였다.

 

리주연의 머리속에서는 일진광풍이 몰아치고있었다. 해방직후부터 장군님의 가까이에서 일해오면서 그는 단 한번도 장군님의 뜻을 거역해본적이 없었다. 장군님의 말씀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옳았기때문이였다.

 

그런데 이번만은 암만해도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평안남도의 산업을 책임지고있는 리주연에게는 이 시각에도 나라에서 도와주기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있는 공장들과 탄광, 광산들이 머리속에서 순서다툼을 하고있었다. 그런 판에 공사비용을 어떻게 해결한단 말인가? 돈이 없이야 토목공사를 할수 없지 않는가?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덮어놓고 공사를 할수 있다고 타산없는 소리를 한다는건 자기기만이 아닐가? 장군님앞에서는 어느때건 솔직해야 한다. 리주연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힘들게 말씀올렸다.

 

《도인민위원회에서는 현재 공사장에서 일하는 로동자들의 로임도 내주지 못하고있습니다. 암만해도 공사비용을 마련하기 전에는…》

 

《그러니 돈이 없어서 힘들단 말이지요?》

 

《예. 왜놈들이 파괴한 공장, 기업소들중에 복구정비를 끝낸 공장들도 있지만 아직 국가적방조를 절실히 요구하는 대상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형편이 어렵다는건 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앉으시오.》

 

리주연이까지 그런 립장을 취하니 장군님께서는 마음이 더 답답해나시였다. 물론 리주연의 견해를 부정할수는 없지만 건국을 하자면 실무적인 타산보다 인민에 대한 사랑을 먼저 놓아야 할것이 아닌가.

 

찬성하는 사람보다 미타해하는 사람이 더 많은 랭혹한 현실앞에서 장군님께서는 정말 속이 타드시였다. 그렇다고 비판이나 하고 우격다짐으로 공사를 내밀수도 없었다. 그들이 공사의 필요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가르쳐주고 손잡아 이끌어주어야 했다. 그것이 장군님의 몫이였다. 누구도 대신할수 없는것이기에 그만큼 힘에 부치시였지만 다른 방도는 없었다.

 

장군님께서는 목단추를 터쳐놓으시고 온화한 어조로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토성랑을 우리 민족의 수난이 집대성된 곳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참으로 보통강은 평양의 슬픔이였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장혁수동무는 사랑하는 안해와 갓난 자식을 보통강감탕속에 묻었습니다. 난 이제라도 보통강이 내려다보이는 봉수산기슭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서 시신을 다시 잘 안장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김책이나 안길이까지도 장군님의 말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긴 새삼스레 놀랄것도 없었다. 언제 한번 인민의 불행을 스쳐지나신적이 없는 장군님이 아니신가.

 

《지난날의 력사는 우리 인민이 노예취급을 당하고 감탕속에 묻혀온 력사였습니다. 누구도 인민이란 존재가 위대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으며 따라서 백성이 먹고사는것은 백성들자신이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공산주의자들은 인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들이 아직도 토성랑감탕속에서 살고있는데 그래도 공사가 절박하지 않다는겁니까? 인민의 신음소리를 증폭해들을줄 모르는 사람들을 어떻게 공산주의자라고 말할수 있습니까? 방금 동무들은 건국의 순서를 말했는데 토성랑을 빼놓고 어떤 건국을 하자는겁니까. 토성랑을 그냥 두고서는 성안에 아무리 큰 집을 짓고 공장을 일떠세운다고 해도 건국의 의의가 없지 않겠습니까?

 

이 공사를 통해서 인민에 대한 무관심의 력사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가 세우는 새 나라가 인민사랑의 나라라는것을 밝히자는게 그렇게도 납득이 안됩니까?》

 

격정을 터치시던 장군님께서는 숨이 가쁘시여 잠시 말씀을 끊으시였다. 속이 타는대로라면 덤덤히 앉아있는 일군들의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토성랑의 수난사를 생각할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던가고 소리쳐묻고싶으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오성재농민의 증서를 다시 품안에 간수하시며 결론조로 말씀을 마치시였다.

 

《이 공사의 절박성이 납득되지 않는 동무들은 토성랑에 한번 가보시오. 그다음에 다시 이야기해봅시다.》

 

그것으로 협의회는 끝났다. 그래도 일군들은 받아안은 충격들이 하도 커서인지 선뜻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군들의 관점에서 볼 때 보통강개수공사는 너무나도 관심밖에 있던 작은 문제였었다. 당시형편에서는 그렇게 생각하는것이 일군들의 잘못이라고만 볼수도 없었다. 그런데 장군님께서 너무도 작은 문제에 너무도 크게 마음쓰시는것을 보면서 장군님을 너무도 모르고있었다는 생각이 새삼스레 일군들의 가슴을 두드렸던것이다. 과연 우리 장군님은 어떤분이신가? 인민이란 어떤 존재인가? 건국이란 무엇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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