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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꽃송이> 고급부 작문대회 1등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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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26 13:1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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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송이> 고급부 작문대회 1등작품

 

<나의 여름, 나의 하기학교>

 

편집국

 

 

<조선신보>는 제38차 <꽃송이> 고급부 작문 대회에서 1등을 한 <나의 여름, 나의 하기학교> 제목의 글을 소개하였다.

 

이 글은 우리글을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불태우던 하기학교에서의 추억과 아이들이 우리글로 자기 이름을 처음 쓰는 것을 보며 감격한 느낌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박윤희 학생은 이 과정을 통하여 아이들 얼굴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귀한 것을 깨닫게 해주고 보람찬 청춘의 의미를 알게 해준 선생님의 얼굴들로 보였다고 한다. 민족의 얼을 후대에게 전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이에 전문을 소개한다.

 


 

 

〈제38차 《꽃송이》 1등작품〉고급부 작문 《나의 여름, 나의 하기학교》

 

아이찌조선중고급학교 박윤희

 

 

 

 

 

아직도 내 추억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어릴적 한여름…

 

방학이 시작되자 나는 하기학교를 다녔다.

 

《고향의 봄》을 배워준 하기학교선생님. 나는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하지만 그때의 일만은 눈에 선하다. 그것은 아마도 어린 내 마음에 충격을 준 여름이였기때문일것이다.

 

아, 지금 내가 우리 노래를 무척 사랑하는것도 그 선생님의 덕택이 아닐가. 노래라 하면 텔레비화면에서 흐르는 노래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밖에 몰랐던 나에게《고향의 봄》을 배워준 선생님.

그 선생님과의 만남은 세월이 흘러도 잊을수 없는 추억이 되여 마음속에 자리잡고있다.

그런데 이젠 내가 그 선생님의 나이가 되여 하기학교 학생들앞에 서게 되였다.

 

 

(그림 성명숙)

 

 

고급부 2학년의 여름이라 하면 인생에서 둘도 없는 청춘시절의 절정에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청춘시절, 그때에 돌아가고싶다!》, 또 어떤 사람은 《그때는 정말 즐거웠다!》고 회고하군 한다. 당사자인 나는 고급학생으로서의 즐거움은 알지만 그렇게 소중한것일가 하고 의문이 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올해 고급부 2학년의 여름은 뭔지 특별하게 될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다름아닌 하기학교선생을 맡게 되였기때문이다. 그런 흐뭇한 마음을 안고 나는 하기사회실천활동을 하게 되였다.

 

나는 지부위원장과 조청오빠, 그리고 우리 학교 선생님의 방조를 받으면서 조대생언니 2명과 동창생 6명과 함께 하기학교준비사업에 나섰다. 그런데 처음은 무엇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라 당황하기만 하였다. 준비가 덜되여서 그런지 개강식을 앞둔 내 마음은 뭔지 서먹서먹하였고 잘해보자는 결의도 어느새 식어지는것만 같았다.

 

내가 그리던 하기학교의 리상적인 모습과 지금 우리가 하자고 하는 하기학교가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였다. 아니, 리상이라고 하기보다는 망상에 가까웠던것이다.

 

나는 생각하였다. 내가 어렸을 때와 지금은 배우는 학생도 다르고 배워주는 선생님도 다르다. 우리는 우리대로 처음 우리 말을 배우는 아이들을 위해 할수 있는 일을 다하면 되지 않는가고…

 

드디여 하기학교가 시작되였다.

 

나의 가슴은 부풀어올랐다.

 

흥분과 기쁨, 처음 하는 일에 대한 불안도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첫수업에서는 이름쓰기를 가르쳤다.

 

처음은 써준것을 보면서 자기 이름을 우리 글로 쓰고있던 그들이 나중에는 보지 않고 또박또박 쓸수 있게 되였을 때 우리의 기쁨은 한량없었다. 우리는 이 기쁨, 이 감동을 힘으로 바꾸어 앞으로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하여 하나라도 많은것을 배워주자고 마음먹었다.

 

그날부터 하루하루는 매우 짧게만 느껴졌다.

 

아침이면 일찌기 지부사무소에 나가 수업준비를 하고 밤이면 다음날의 수업준비와 확인을 휴대전화로 하고…

 

우리는 정열을 불태웠다.

 

어느날에는 색의 이름을, 어느날에는 친족이름을, 어느날에는 우리 노래를, 어느날에는 수세기를… 이렇게 날이 갈수록 우리 말을 익혀가는 아이들이 그토록 귀엽고 사랑스럽게 될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하나라도 더 배워주고싶은 마음, 무엇이든 더 해주고싶은 마음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어느덧 마지막수업날이 되였다.

 

교실을 둘러보니 이제는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 이제는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의 얼굴》로 된 우리 동무들의 모습이 있었다.

 

나의 가슴은 저도 모르게 설레였다.

 

그후에는 행복한 감정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떠있었다.

 

이것이 바로 나의 하기학교였다.

 

하기학교 마지막날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헤여지기 싫다고 말하는것이였다. 우리도 같은 심정이였다.

 

도리여 우리에게 귀중한것을 배울수 있게 해준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싶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시 만날수 있을것이라 믿고 헤여졌다.

 

지금도 우리끼리 마주앉을 때면 하기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기학교에서 가르치고싶다는 말이 저절로 오고간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배워주고싶은것이 더 많이 있기때문이다.

 

그렇다, 그들은 귀여운 우리 동생들이 아닌가. 우리는 이제 민족의 대를 이어가는 선배가 된것이다.

 

나는 그들을 《귀여운 후배》라고 부르고싶다.

 

처음으로《선생님》이라 불리운 그 순간, 그들이 하는 우리 말을 들은 그 순간, 함께 놀고 함께 웃던 그 순간들…

 

그들과 함께 지낸 나날들이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한여름의 추억으로 되였다.

 

여름방학을 더듬어볼 때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청춘이 아닐가고 문득 생각하군 한다. 그리고 나도 어른이 되였을 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싶다고 말하게 될것이다.

 

 

 

기쁨의 목소리

 

 

여름의 경험은 나에게 커다란 자극을 주었으며 어린시절 그저 놀기만 했던 하기학교에 선생님이란 립장으로 참가하게 되여 동포사회의 밝은 미래를 떠메고나갈 결심을 다지게 되였습니다. 한여름의 귀중한 경험을 할수 있은것을 고맙게 생각하고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활동에 도전하면서 자신을 어엿한 인재로 준비해나가겠습니다. 끝으로 이 기쁨이 자신으로 이어지게 국어공부를 계속 잘하겠습니다.

 


 

〈단평〉청춘의 값있는 추억

 

《하기학교》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을 수필글에 담았다. 어릴적 《고향의 봄》을 배워준 그전날의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민족의 얼을 심어주려고 애 쓴 《나》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난생처음으로 제 이름을 조선글로 또박또박 써낸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것은 필자만이 아닐것이다. 하기사회신천활동이 청춘을 값있게 보낸 추억깊은 마당으로 되였다.(손)

 

(조선신보)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2-26 13:15:49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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