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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추모공간은 치워도 동포들의 분노는 치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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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30 12: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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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추모공간은 치워도 동포들의 분노는 치울 수 없다.

 

 

 

장선인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두 달 반이 지났다. 참사 이후 매주 추모집회를 하던 한국영사관 앞 추모공간에 왔다. 이곳은 세월호 참사 소식에 LA동포들이 슬퍼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재단을 만들어서 분향과 묵념을 하였고 꽃을 바치고 실종자들이 꼭 살아 돌아오라는 희망의 노란 리본을 걸었던 곳이다. 또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하지 않고 도리어 구조를 방해한 정부의 총체적인 부패와 무능, 그리고 참사 후 고위층 인사들의 망언 등 상식을 초월한 정부의 엽기적인 행태에 분노하여 7차례의 동포집회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LA의 젊은이들이 두 달 넘게 매일 지키며 추모객을 맞던 그 공간이 사라지고 흔적조차 없어져 버렸다. 앞쪽 벽에 아이들의 생환을 갈망하며 붙였던 수백 장의 염원과 절규의 글 쪽지들, 희망의 노란 리본들, 그리고 동포들의 눈물이 배인 하얀 꽃들도 함께 없어져 버렸다. 이 자리는 LA 동포들의 투쟁을 조롱하듯 아니면 애써 지워버리려는 듯 너무나 말끔하게 치워져 있고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대리석 건물 벽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LA 정오의 눈부신 햇살을 받아 번쩍이고 낯 모르는 행인들만 무심코 그 앞을 지나가고 있다.

 

누가 왜 동포들의 슬픔과 분노 표출의 통로를 이렇게 없애버렸는가?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코리안의 자긍심을 세상에 보여주는 이 공간이 썩고 무능한 정권에게 위협이 된 것인가? 알고 보니 6.25전쟁을 기념하는 보수집단의 행사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영사관이 이 추모공간을 일방적으로 철거하였다고 한다. LA 동포들이 조국 동포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정부의 잘못을 질타하고 정의회복을 추구하는 일이 6.25전쟁 기념보다 하찮은 일이라는 말인가?

 

동포들이 만든 이 공간에 그동안 약 만 명의 동포들이 와서 희생자를 추모하였고, 이곳에서 수많은 동포가 진상규명을 요구하여 서명하였는다는데, 그리고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올 텐데,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들과 의논 없이 이 공간을 치워버린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영사관은 LA 동포들은 안중에도 없고 한국정부의 명령만 받아 집행하는 꼭두각시인가? 그 책임자 또한 한국의 권력층 인사들처럼 피도 눈물도 없이 자신의 권력유지에만 관심을 두는 괴물인가?

 

300명의 아이가 억울하게 죽은 지 두 달 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11명의 시신은 찾지 못하고 유족들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 주도의 진상규명은 시작도 못 하였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책임자도 처벌되지 않았다. 지금껏 정부는 선박회사 유병언만 잡겠다며 두 달 째 생쇼만 하고 있고 실제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더구나 박근혜는 책임지고 사퇴한 총리를 다시 불러서 쓰고 있다. 국민은 이 참사로 인하여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겪어왔는데 박근혜는 “어쩔건데!” 하며 국민과 한 판 붙어 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행태를 하고 있다. 이런 데 영사관까지 합세하여 동포들의 슬픔과 분노 표출의 창구를 막아버리다니 참으로 이해 안 되는 정부와 지도자들이다. 이런 꼴을 보여주고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를 만들어 후대에 물려줘야 하니 코리안의 한 사람으로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참말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LA동포들은 정부의 눈치나 보며 동포들을 하찮게 보는 데서 나온 영사관의 이러한 비상식적인 행태를 잊지 않을 것이다. 집회 발언자들의 말대로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조국, 상식이 통하는 조국을 물려주기 위하여 동포들은 계속 외칠 것이다.

“진상규명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국민을 돌보지 않는 대통령 필요 없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LA 하늘에 울려 퍼진 시위자들의 함성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정부가 꼼수를 부려 동포들이 모이는 추모공간을 없애고 동포들의 기억에서 세월호 참사를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또 합법적으로 벌이는 정의추구 활동을 막으려 하면 할수록 동포들 저항 불길은  더욱 세차게 타오를 것이고 책임자 박근혜 퇴진의 구호 소리는 높아갈 것이다. 그것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가 처벌받을 때까지 LA 동포들은 결코 불의한 정부에 대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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